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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과정’은 간섭말고 ‘결과’만 통제하라

입력 : 
2014-11-13 16:37:07
수정 : 
2014-11-13 17: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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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MBA 포럼 류랑도 대표의 ‘성과를 위한 경영자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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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전 한 경영컨설턴트는 모 제과회사의 가맹점주들에게 A4용지를 주고 세 가지를 작성하라고 했다. 가게에 오는 손님의 이름, 손님들이 가장 잘 구매하는 제품명, 다음주에 방문할 고객들을 적으라고 한 것이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가맹점주들은 아무것도 적지 못했다. 이는 목표 고객에 대한 관심 부재를 확연하게 보여준 경험이었다. 위 이야기 속 경영컨설턴트는 바로 류랑도 더 퍼포먼스의 대표다. 그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매경닷컴이 공동 주최하는 ‘더 MBA 포럼(The MBA Forum)’에서 ‘탁월한 성과 창출을 위한 경영자의 임무와 역할’이란 주제로 강연하며 해당 경험에 대해 말했다. 가맹점주들이 세 가지 요구사항을 적지 못한 이유는 “업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즉 해당 사업을 통해 고객들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명확한 가치가 없고 고객에 대한 관심도 부족해서 아무런 답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성과를 내기 위해 리더들이 실질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류 대표는 이에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리더들은 하위 조직의 구성원들이 달성해야 할 목표를 명확하게 부여해야 한다. 특히 “월간 목표를 수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류 대표는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대부분 기업들의 반기 혹은 연간 목표는 수치화돼 있지만, 월간 혹은 단기 목표는 구체적으로 수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두 번째로 리더가 할 일은 설정된 목표가 어떠한 전략과 방법으로 달성될 것인지에 대한 코칭을 하는 것이다. 류 대표는 리더가 코칭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많은 리더들은 코칭을 본인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뭔가를 알려주는 것이라 착각한다. 그렇지만 류 대표에 따르면 코칭은 ‘리더 본인이 부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구성원들이 도출한 전략과 방법이 실행 가능한가를 평가하는 것’이다.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리더들만의 일이 아니다. 직원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한번 생각해보자. 출근을 해서 본인(직원)이 세우는 일일 목표가 무엇인지를. 그저 오늘 해야 할 일인가. 아니면 퇴근 전까지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성과인가. 대부분 사람에게는 일일 목표가 오늘 해야 할 일(to-do list)일 것이다. 이 말은, 즉 하루 동안 열심히 일했지만 실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놓아야 할 결과물을 만들었는가는 미지수란 의미다.

그렇다면 도대체 목표와 성과란 무엇일까. 목표(目標)의 사전적 의미는 ‘눈을 통해 원하는 것을 볼 수 있도록 표현한다’다. 예를 들어 목표가 매출액 1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면 그가 마치 이뤄진 것처럼 그에 대한 근거를 대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류 대표는 “목표는 프리뷰(preview)와 같다”고 표현했다.

목표를 나타내는 영문 단어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오브젝티브(objective)’와 ‘골(goal)’이다. 류 대표는 이 두 단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골은 “프로세스 개선, 조직활성화 등과 같은 과제”를 의미하는 반면 오브젝티브는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지향하는 실제적 대상, 즉 수치화된 대상”이라는 설명이다. 즉, ‘골’은 목적에 가깝고 ‘오브젝티브’는 성과를 내기 위한 목표를 의미한다는 얘기다. 또 류 대표는 성과(成果)는 ‘실행을 통해 목표를 이뤄낸 상태’라고 정의했다. 한자풀이를 하면 ‘완성된 결과물’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고객이 원하는 결과물’이다. 조직 내에서는 ‘고객’이 곧 상사인 만큼 결국 성과는 “리더가 원하는 결과물”이란 뜻이다. 따라서 열심히 일했더라도 CEO가 원하는 결과물을 내지 못한다면, 성과는 없는 것이라고 류 대표는 말한다.

아직까지 한국 기업들은 성과관리가 아닌 업무관리를 한다. 우선, 업무회의가 있다. 이 회의에서 부하 직원은 지난주 실적과 이번주 계획을 보고한다. 그리고 구성원들은 직위와 직책에 따라서 일과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을 배정받는다. 마지막으로 부하 직원들이 상사들에게 계획하고 있는 일들을 해도 되는지 물어보는 ‘품위제도’가 있다.

반대로 성과관리는 리더들이 ‘과정을 통제’하는 것이 아닌 ‘결과를 통제’하는 시스템이다. 예로 리더들은 조직원들에게 ‘한 달 후에는 신규고객 10명을 확보하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실무자들에게 실행 방법에 대한 자유를 부여한다. 이날 포럼에서는 이채원 영화평론가가 ‘상상력과 감수성이 만드는 세계’를 주제로 한 강연도 이뤄졌다.

내달 3일 서울 리츠칼튼서 '뇌과학 위한 리더십' 특강 다음달 3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리는 ‘더 MBA 포럼’에서는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와 박종환 록앤올 대표가 각각 ‘뇌과학과 미래 인공지능시대를 위한 리더십’ ‘국민내비 김기사 서비스 창업부터 현재까지’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더 MBA 포럼’ 가입은 포럼 홈페이지나 전화로 언제든지 가능하다. 연회비는 개인 300만원, 기업 450만원이다.

※ 문의 (02)2000-5423, 포럼 홈페이지 themba.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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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영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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