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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새로운 뉴스 서비스인 뉴스스탠드가 2013년 1월 1일부터 시작된다. 네이버 측은 “각 언론사가 기사들을 편집해서 올리던 ‘뉴스캐스트’가 각 언론사의 실시간 홈페이지 화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뉴스스탠드’ 서비스로 일부 바뀐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기존 뉴스캐스트 시스템에 익숙한 사용자들을 위해 3월까지 단계적으로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뉴스스탠드의 기능과 구조, 앞으로의 예상에 대해 FAQ 식으로 정리해 보았다.

서비스 개요

네이버 뉴스스탠드 주요 52개 언론사
네이버 뉴스스탠드 주요 52개 언론사

어떤 신문/방송 사이트를 보여주는가?

기존의 뉴스캐스트에 들어있던 52개의 언론사 사이트가 ‘주요언론사’ 카테고리를 통해 보이며 그외 각각 종합지(11개), 방송/통신(9개), 경제지(9개), 인터넷(6개), IT/영자지(10개), 스포츠/연예(7개), 매거진/전문지(22개), 지역지(22개)의 카테고리로 나뉘어 보인다.

뉴스캐스트와 뉴스스탠드는 무엇이 다른가?

기존의 뉴스캐스트는 주제별로 여러 언론사의 기사가 한 공간에 섞여서 보이는 반면 뉴스스탠드는 화면별로 하나의 언론사가 편집한 기사만 표시된다. 뉴스캐스트와 마찬가지로 이 해당 언론사 전용 공간은 기사의 제목부터 순서까지 모두 언론사가 직접 편집을 한다.

이용자가 특정 언론사만 선택해서 볼 수 있는가?

‘MY언론사’ 설정을 통해 원하는 언론사만 골라 볼 수 있다. 단, 이 설정은 로그인 기반이 아닌 쿠키 기반이다. 즉, 브라우저의 인터넷 사용정보를 강제로 삭제해서 쿠키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에는 로그인을 하든 하지 않든 여러 명이 사용하는 컴퓨터라도 한번 설정된 상태가 유지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컴퓨터에 MY언론사 설정을 해놓을 경우 자신의 언론사 취향이 드러날 수 있고, 반대로 네이버에 로그인을 하든 안하든 다른 컴퓨터로 가면 기존에 지정해 둔 MY언론사 설정은 사용이 불가능하다.

디자인

뉴스스탠드 레이아웃은 아이패드에 딱 맞는다
아이패드 (1024px * 768px)에서 사파리 브라우저의 기본 UI를 포함해 잘리는 부분 없이 딱 떨어진다.

사용 가능 화면 크기 및 모바일 대응은?

현재의 뉴스스탠드는 가로 화면 크기가 최소 1200px 은 되어야 스크롤바가 생기지 않고 온전히 사용할 수 있다. 서비스 전체 UI (GNB) 영역과 매체 이름을 제외한 실제 컨텐츠 영역은 가로, 세로 크기가 840px * 380px 이다.

이 컨텐츠 영역에 각종 UI 영역까지 포함했을 때 태블릿을 가로로 놓고 사용하면 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화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단, 모바일 디바이스를 위한 별도의 반응형 디자인 (responsive design)은 구현이 되어 있지 않다.

화면 구성을 위한 통일된 가이드라인이 있을까?

현재 적용된 상태로 볼 때 엄청난 광고로 도배하지 않는 이상에는 가로, 세로 840px * 380px 영역을 2단으로 운영하든, 3단으로 운영하든 큰 제약은 없어 보인다. 이 컨텐츠 영역은 iframe 형태로 언론사 마다 http://newsstand.naver.com/include/page/{언론사별 고유번호}.html 의 주소가 이용된다.

각 단의 가로 영역 크기가 정해진 것도 없으며 기사 제목 역시 글자색의 경우 파란색, 빨간색으로 언론사 마다 각기 다르며 심지어 기사 제목을 alt나 title 속성 없이 달랑 이미지 태그만 바로 사용하는 언론사가 있을 정도이다.

참고로 네이버가 관리하는 언론사 제목의 좌우에는 가로, 세로 200px * 60px 짜리의 자사 플랫폼의 광고가 달려있다.

아이패드 뉴스 가판대
네이버 뉴스스탠드를 보면 아이패드 뉴스 가판대(Newsstand)가 순간적으로 떠오른다.

 

이름이나 디자인이 왠지 낯익은데?

경우에 따라 충분히 그렇게 보일 수 있다. 서비스 이름부터 스큐모피즘을 차용한 디자인까지 가장 우선적으로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은 iOS 디바이스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는 뉴스 가판대이다. iOS의 ‘뉴스 가판대’ 기능의 원래 영문명칭이 바로 Newsstand 이다.

미국의 경우도 뉴스/잡지 가판대가 나무로 되어 있는 건 보기 힘들지만, 애플의 경우는 기존의 아이북스 보관함의 나무 서가 디자인과의 연결 선상에서 같은 형태의 디자인을 차용했을 가능성이 감지된다. 하지만, 네이버의 경우 우리나라에도 드문 나무로 된 신문 가판대 디자인을 끌어와야 했던 이유는 찾기 어렵다. 굳이 네이버 서비스 안에서 찾자면 N스토어의 북스토어 섹션에 있는 롤링 배너인데, 이 역시 나무 재질의 디자인은 아니다.

앞으로의 예상

네이버는 뉴스 편집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걸 강조
네이버는 뉴스 편집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걸 강조한다

네이버는 왜 뉴스스탠드를 시작할까?

네이버 측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언론사들이 기사배치를 통해 드러내는 편집의도, 편집가치가 네이버 이용자에게 전달되어 언론시장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선정적, 낚시성 기사 제목들도 많이 줄어들어 이용자, 언론사 모두에게 좋은 언론환경이 만들어지기도 바라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이 MY언론사 설정을 많이 할까?

많이 하지 않을 것 같다. 윤영찬 NHN 미디어센터 이사는 2012년 11월 28일 주요 언론사 온라인 전략 담당자들과 면담에서 “이용자들 수준을 그리 높게 보지 않기 때문에 ‘MY언론사’ 설정 목표는 최대 20% 정도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이 뉴스스탠드를 많이 이용할까?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전세계적으로 모바일 트래픽이 늘어나고 PC 에서의 뉴스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네이버에서 뉴스를 보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 것이고 네이버 첫화면에서 별도의 클릭을 통해 언론사 페이지에 가서 뉴스를 소비하는 사람의 숫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지난 2012년 12월 19일 제18대 대선 당시 네이버 뉴스는 일일 PV가 PC 6천3백만, 모바일 2억을 기록했다. 이 추세는 네이버 뿐만이 아니다. 다음의 경우 같은 날 PC 1억3천만, 모바일 2억1천3백만의 PV를 기록했다.

이렇듯 이용자들의 뉴스 소비 패턴이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뉴스스탠드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디자인이나 UI를 제공하지도 않는다.

평가 및 예측

대부분의 언론사닷컴 사이트는 광고량이 지나치다
많은 언론사닷컴 사이트는 생존을 위해 지저분한 광고를 실을 수 밖에 없다?!

네이버와 언론사?

2007년 9월 1일 KBS 미디어비평은 “미디어 비평, 저널리즘을 지킨다”라는 제목으로 포털의 메인 페이지에는 언론사 기사가 올라가지만 포털은 그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내용이 방영됐다. 이 방송에서 미디어비평팀은 네이버와의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네이버는 자신이 언론이 아니라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그 이후로도 오랫동안 네이버는 선정성, 공정성 논란에 여러 차례 휩싸였지만 언제나 그 책임은 언론사들에 있다며 발을 빼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네이버는 뉴스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네이버는 언론사의 직접 기사에 직접 손대지는 않지만 해당 언론사에 전화를 해서 직접 바꾸게 만드는 방식을 사용한다는 기사도 있을 정도이다.

뉴스캐스트는 네이버의 이러한 영향력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었다. 네이버가 언론을 통제할 의도가 없다고 하더라도 뉴스캐스트는 언론사에게 트래픽을 몰아주기 때문에 언론사가 먼저 네이버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네이버는 자사의 서비스 안에서 뉴스를 통째로 빼지도 않는다. 자신들의 책임 하에 뉴스 지면을 편집하거나 메인 뉴스를 직접 선정하지도 않는다. 문제가 불거지면 고민 끝에 다른 시스템을 도입하지만 공동의 책임조차 지지 않으려 해왔다.

이런 과거와 현재 때문에 ‘네이버는 사용자 이탈을 막기 위해 뉴스 시스템을 자사 서비스 안에 유지하고 있지만 미디어(언론)으로서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주장이 가능하다.

뉴스스탠드는 성공할까?

성공의 기준에 따라 다르다. 장기적으로 언론사들과 이용자들은 불만족스러울 가능성이 높고, 네이버는 손해보다 실익을 챙기게 될 가능성이 높다.

뉴스스탠드 안에서의 언론들의 낚시질이 없어질까? 힘들다고 본다. 언론사 입장에서 볼 때는 네이버가 낚시질 하는 언론사를 뉴스스탠드 밖으로 퇴출시키기 직전까지만 낚시질을 지속하면 되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스스로 언론이 아니라고 주장하기 때문에 사회적 이슈만 제기되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퇴출시킬 명분도 이유도 없다. 언론사들은 여전히 자극적인 기사로 인해 욕을 먹을 것이고, 이용자들은 그걸 감수해야 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뉴스스탠드 때문에 이용자들이 네이버 이용을 그만둘까?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어차피 포털의 뉴스 소비는 점점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고, 네이버의 모바일 화면에는 뉴스캐스트나 뉴스스탠드 같은 공간은 없다. 네이버는 기존 단점을 보완하고 노력했다는 명분을 쌓았고 실제 뉴스 소비는 모바일로 이동하기 때문에 실익이 크게 줄어들 것 같지 않다. 게다가 네이버는 뉴스스탠드 공간에 ‘자사 플랫폼 광고’라는 또 하나의 안전장치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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