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태영호 "김정은 쳐내고 통일된 나라에서 행복하게 살자"

한국으로 귀순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2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다 만세를 외치고 있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의 서열 2위였던 태 전 공사는 지난 8월 가족과 함께 독일을 거쳐 한국으로 귀순했다. /사진=뉴스1

지난 8월 입국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통일부 기자간담회를 열고 "북한 정권에 미래가 없단 것을 점차 알게 됐으나 차마 북한정권을 박차고 나오지 못했다"며 "김정은이 2017년 말까지 무조건 핵개발을 완성한다는 정책을 채택하는 모습을 보며 민족을 핵 참화에서 구원하기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결심을 굳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김정은 정권이 대내외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북한 간부들에게 "김정은 공포에 눌려 숨죽이고 살지 말고 김정은을 가볍게 쳐내고 통일된 나라에서 다 같이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자"고 촉구했다.


다음은 기자간담회 모두발언 전문.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해 밤낮으로 뛰고 있는 기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격려를 표한다.

저는 몇달 전까지만해도 김정은 정권을 위해 남북 외교대결 최전선에서 활약해온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태영
호다. 저희 가족이 한국에 온 후 지난 몇 달 간 언론은 북한에서 잘 살던 저희 가족이 왜 귀순했는지 여러가지로 추정하며 커다란 관심을 표명했다.


전 어렸을 때부터 해외유학과 평양 국제관계대학에서 외교관 양성 교육과정을 마쳤고 오랫동안 덴마크, 스웨덴, 영국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하며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살아왔다. 전 해외에서 자유민주주의의 우월성을 실감하며,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힌국의 민주화 과정을 목도하면서 북한 정권에 미래가 없단 것을 점차 알게 됐으나 북한에 남겨둔 가족과 일가친척이 연좌제 처벌 받을 것이 두려워 차마 북한정권을 박차고 나오지 못했다.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후 해외에서 오랫동안 공부한 김정은이 세상 돌아가는 형편을 잘 알고있을 테니 북한과 우리민족의 미래를 위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려줄 거란 한가닥 희망을 갖고 살았다. 그러나 시간 흐를수록 자기 고모부는 물론 자기에게 충성을 다하는 측근들도 이유 아닌 이유로 무자비하게 처형하는 행태를 보며 점점 절망감에 빠져들었다.

특히 김정은이 지난 5월 제7차 당대회 계기로 한국과 미국에서 대통령선거 진행되는 정치적 변환기를 이용해 핵개발을 2017년 말까지 무조건 완성한다는 광신적인 정책을 채택하고 핵질주하는 모습 보며 빨리 한국과 민족을 핵 참화에서 구원하기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결심을 굳히게 됐다.

여러분, 지금 김정은 체제는 겉으로 공고한 것으로 보이나 내부는 썩어들어가고 있으며 대내외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몰리고 있다. 낮엔 김정은 만세를 외치지만 저녁엔 이불쓰고 한국영화를 보는 것이 북한의 현실이다. 북한 주민들의 이런 동향 누구보다 잘 아는 김정은은 북한 주민들과 간부들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으며 조금의 이상징후라도 보이면 처형하는 공포선행통치를 실시하고 있다.

북한 간부들은 김정은의 이런 미치광이 행태를 보면서 태양에 가까이 가면 타죽고 너무 멀어지면 얼어죽는다는 생각을 하며 기회주의적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지금과 같은 노예생활 40년, 50년 지속돼 자기 손자 증손자 대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전 북한대사관을 벗어나는 순간 제 자식들에게 오늘 이순간 내가 너희들에게 노예사슬을 끊어주니 자유롭게 살라고
말해줬다. 대한민국에서 지난 몇개월간 자유의 삶을 누리면서 저희 가족은 왜 진작 오지 못했을까 후회까지 했으며.
누가 김정은 정권을 허물어주지 않을까 막연히 기대감 갖고 하루하루 기회주의적으로 살았던 과거가 부끄럽게 느껴
졌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김정은 정권이 소멸하고 나라를 통일하는 것은 우리 민족 번영을 위한 새로운 도약의 기회이기에 앞서 저와 여러분 생사존망이 달려있는 중대한 문제다. 김일성 김정일 때도 핵개발 중단해본 적 없지만 김정은은 핵개발 완성 시간표까지 정해놓고 위험천만한 핵 질주의 마지막 직선주로에 들어섰다.

만일 김정은 손에 핵무기가 주어진다면 우린 영원히 김정은의 핵인질이 될 것이며 한반도에 핵전쟁이 일어나면 이 한몸 어디 숨길 데도 없는 우리 작은 영토는 잿더미로 변해 구석기시대로 되돌아갈 것. 북한에 계신 주민여러분 쭈뼛거리지 말고 김정은에 반대해 모두 들고 일어날 때 김정은 정권은 물먹은 담벽처럼 허물어질 것이다.

북한 간부 여러분, 김정은 공포에 눌려 숨죽이고 살지 말고 김정은을 가볍게 쳐내고 통일된 나라에서 다같이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자.

해외서 고생하는 북한 주민 여러분, 이미 수만명 북한 주민들이 총탄 속을 뚫고 대한민국으로 왔다. 여러분 손에 탈북 면허증이 주어져있는 이 순간을 놓치지 말고 어서 빨리 대한민국으로 오라. 북한 외교관 여러분 부모와 자식사이 숭고한 사랑마저 악용해 자식을 북한에 인질로 잡아놓고 있는 김정은을 순한 양처럼 따르지만 말고 다같이 들고일어나자. 그 길만이 자식들에게 내가 너희의 노예사슬을 끊어줬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길이다.

탈북민 여러분, 여러분은 목숨을 걸고 탈출한 통일의 선봉투사들이다. 통일되는 날 고향으로 돌아가 고향과 마을사람들로부터 통일의 선봉투사, 노예의 해방자라는 명예로운 칭호를 받을 것이다. 우리 탈북민과 실향민들이 고향으로 들어갈 날을 앞당기기 위해 통일 성업에 앞장설 때 김정은 연좌제는 허물어질 것이며 3만명 탈북민의 김정은 타도 외침이 임진각에서 울려퍼질 때 통일의 아침이 밝아올 것이다.

통일된 대한민국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