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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작별인사"… 천성산 메우는 ‘致誠의 발길’

관련이슈 문선명 천지인참부모 천주성화(天宙聖和)

입력 : 2012-09-10 23:19:46 수정 : 2012-09-10 23: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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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 간신히 구해 우여곡절 끝 도착
“아침·저녁으로 기도했는데…” 눈물만
운 좋아 천정궁 친견… 일부는 발길 돌려
“아버님 말씀이 새시대 여는 큰울림 되길”
천정궁으로 오르는 길은 가팔랐다. 가평 천성산 중턱에 자리한 천정궁에는 성화한 문선명 통일교 총재가 모셔져 있다. 물밀듯 밀려드는 참배객. 그들은 문 총재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고 싶어했다. 어린 딸의 손을 잡고 가파른 길을 오르는 어머니, 노부·노모를 모시고 그곳으로 향하는 아들딸들, 열 걸음을 떼면 “휴∼” 하며 한숨을 토해내는 어르신들. 천성산을 오르는 길 위에 이어진 흰옷을 입은 사람들. 그들은 하나같이 말없이 그 길을 오르고 있었다.

햇살이 유난히 밝게 내리쬔 10일, 가을 바람이 선선하건만 천성산을 오르는 이들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뺨에는 땀인지, 눈물인지 작은 물방울 줄기가 흘러내린다.
천정궁으로 오르는 길은 가팔랐다. 가평 천성산 중턱에 자리한 천정궁에는 성화한 문선명 통일교 총재가 모셔져 있다. 물밀듯 밀려드는 참배객. 그들은 문 총재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고 싶어했다. 어린 딸의 손을 잡고 가파른 길을 오르는 어머니, 노부·노모를 모시고 그곳으로 향하는 아들딸들, 열 걸음을 떼면 “휴∼” 하며 한숨을 토해내는 어르신들. 천성산을 오르는 길 위에 이어진 흰옷을 입은 사람들. 그들은 하나같이 말없이 그 길을 오르고 있었다.

햇살이 유난히 밝게 내리쬔 10일, 가을 바람이 선선하건만 천성산을 오르는 이들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뺨에는 땀인지, 눈물인지 작은 물방울 줄기가 흘러내린다.
10일 경기도 가평 청심평화월드센터에 마련된 문선명 총재의 빈소에 헌화한 참배객들이 천정궁박물관으로 향하고 있다. 100리길도 멀다 않고 달려온 이들은 짧은 문 총재 성체 친견을 위해 며칠씩의 기다림도 마다하지 않는다.
가평=이제원 기자
그 길에서 만난 다나카 도시코(46·여)씨. 말을 건네자 고개를 든 그의 눈은 이미 붉게 변해 있다. 얼마나 울었던 걸까. “어디서 오셨냐”고 물었다. 말을 하기도 전에 그의 눈에는 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다. 그는 “일본 나가노에서 왔다”고 했다.

“나가노에서 아침저녁으로 기도를 했어요. 꼭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는 믿음으로. 우리 정성이 부족해서 성화하신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그는 말을 끝내질 못했다. 다소곳하게 선 채 손수건으로 눈을 훔친 뒤 한동안 천성산만 바라볼 뿐이었다.

문 총재가 성화한 뒤 다나카씨는 가평에 오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고 한다. 문 총재 성화로 한국으로 가는 사람이 몰려든 데다 15∼17일이 일본의 연휴이고 보니 항공편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같았다고 한다. 5만엔이면 사던 항공권을 7만7000엔을 주고서야 간신히 구해 왔다고 한다.

“내 정성이 모자랐지만 그래도 마지막 인사는 드려야 하지 않겠어요.”

다나카씨는 천정궁에서 문 총재를 친견할 수 있었으니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었다. 몰려드는 사람들로 일부 참배객은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생겼다. 떠나는 문 총재를 직접 보기까지 늘어선 긴 줄. 순서를 기다려야 하니 짧아야 2∼3시간은 족히 걸린다. 그나마 일본, 미국 교회와 주요 교회단위로 방문하지 않은 일반 참배객은 천정궁에 들어가기도 쉽지가 않다. 그 많은 사람을 모두 수용하기 힘든 탓이다.

천정궁 관계자는 “누구든 이역 먼 곳에서 찾아온 참배객을 정성으로 대하고 싶지 않겠냐”며 “너무 많은 참배객이 밀려드니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그런 까닭을 아는지, 발길을 돌리는 참배객도 섭섭한 마음을 드러내지 않았다. 천정궁에 들어가기 힘든 일부 참배객은 큰 문 앞에서 두손 모아 기도를 올렸다. 문 총재가 50년 전 천성산을 찾았을 때 반겼다는 두 그루의 왕소나무. 그들은 소나무를 어루만지며 다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경남 사천에서 왔다는 김향희(65)씨. 문 총재를 친견하지 못한 그는 이런 말을 했다. “오늘 뵙지 못했으니 내일 뵈어야지요. 저보다 더 나이 많은 어르신이 힘들게 저렇게 기다리시는데 내가 더 기다려야 하지 않겠어요.”

천정궁으로 오는 길에는 자신을 생각하기보다 문 총재를 뵙고 싶어하는 다른 이를 배려하는 따듯한 마음이 살아 꿈틀거리고 있었다. 천정궁 큰 문 앞에서 기도를 올리는 그에게 “무엇을 기도했냐”고 물었다. “참아버님이 말씀하신 대로 용서하며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또 “그분의 말씀이 새시대를 여는 큰 울림이 되기를 빌었다”고도 했다.

천성산을 오르는 길에는 한학자 총재의 지시에 따라 셔틀버스가 운행되기 시작했다. 문 총재의 성화를 기리기 위해 천성산 오르기에 힘든 한걸음 한걸음도 마다않는 참배객의 노고를 덜어주기 위해서다. 천성산의 석양은 이날 유난히 붉었다.

가평=조현일·조성호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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