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연합뉴스 간부, 노골적으로 삼성에 사역"

김도연 기자 입력 2017. 8. 1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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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언론 유착 담긴 장충기 문자 꺼내며 비판…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최고위 회의에서 연합뉴스를 비판했다. 최근 언론사 간부들이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에게 보낸 문자에서 드러난 ‘재벌과 언론 유착’을 비판한 것이다.

추 대표는 “광고 청탁이나 사적 부탁 등 공개된 내용만 봐도 삼성이 언론사를 어떻게 주무르고 관리했는지 드러난다”며 “해당 언론사 현장 기자들은 깊은 자괴감과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고 명예와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입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주간지 시사인의 단독 보도와 이어진 미디어오늘 실명 보도에 문화일보·CBS·매일경제신문·서울경제·연합뉴스 전·현직 간부들의 ‘낯 뜨거운’ 구애·청탁 문자가 폭로됐다.(관련기사 링크)

추 대표는 “특히 충격적인 것은 매년 혈세 수백억을 받는 연합뉴스 핵심 보직 인사가 대단히 노골적인 방식으로 삼성에 사역했다는 점”이라며 “무엇을 위해 이렇게 모든 것을 내팽개쳤나. 노조가 진상을 규명하자고 요구했지만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 이창섭 연합뉴스TV 경영기획실장. 사진=연합뉴스
추 대표 발언은 지난 4월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심리로 열린 ‘이재용 등 5인의 삼성 뇌물공여 국정농단 사건’ 공판에서 드러난 문자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전 삼성증권 사장)은 2015년 7월8일 장 전 차장에게 다음과 같은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밖에서 삼성을 돕는 분들이 많은데 그중에 연합뉴스의 이창섭 편집국장도 있어요. 기사 방향 잡느라고 자주 통화하고 있는데 진심으로 열심이네요. 나중에 아는 척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통화 중에 기사는 못 쓰지만 국민연금 관련 의사결정 관련자들한테 들었는데 돕기로 했다고 하네요.” 

2015년 당시 연합뉴스 편집국 총 책임자였던 이창섭 연합뉴스TV 경영기획실장은 삼성 측과 “기사 방향을 잡느라고 자주 통화”하는 관계였고 삼성에 “진심으로 열심”이었던 인사였던 셈.

연합뉴스는 2015년 7월13일 “전문가들 ‘삼성물산 소액주주, 기회를 발로 찰 이유없다’”라는 제목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우호적인 기사를 냈다. 합병이 최종 결정됐던 7월17일보다 나흘 앞선 시점의 보도였다.  

이와 관련해 이 실장은 “취재 지시나 기사 방향 조정은 편집회의 등 시스템을 통해 결정한 것일 뿐 개인적으로 부끄러운 일을 한 것이 전혀 없다”는 비공식 입장을 밝혔다.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는 “이번 사태는 현 경영진 아래에서 공정보도 시스템이 어떻게 붕괴되고 취재 현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회사에 이 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이 실장에 대한 책임을 촉구했으나 사측은 지난 6월1일 이 실장을 자회사인 연합뉴스TV 경영기획실장으로 발령냈다.

▲ 지난 2015년 8월에 열린 ‘2015 연합뉴스 한반도 통일 심포지엄’에서 당시 황교안 국무총리가 조복래 연합뉴스 콘텐츠융합상무(왼쪽) 안내로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블로그
조복래 연합뉴스 콘텐츠융합담당 상무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성매매 의혹이 제기됐던 지난해 7월 이후로 추정되는 시기에 정 전 차장에게 “시절이 하수상하니 안팎으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을 거 같다”며 “누워계시는 이건희 회장님을 소재로 돈을 뜯어내려는 자들도 있다. 나라와 국민, 기업을 지키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져간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장 사장님. 늘 감사드립니다. 시절이 하수상하니 안팎으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누워계시는 이건희 회장님을 소재로 돈을 뜯어내려는 자들도 있구요. 나라와 국민, 기업을 지키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져갑니다. 연합뉴스 조복래 드림”

조 상무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장충기 사장과는 학교나 지역 등 어떠한 인연이 없다”며 “내가 경영진일 때 보냈다면 위로하는 차원에서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상무는 “양심을 걸고 말씀드리면 다른 의도나 목적은 없었다”며 “(관계 개선 등을 위해) 가끔씩 ‘잘 지내시냐’는 식으로 (문자를) 보내곤 한다”며 “이와 관련해 일탈적 행동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상무는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면서 “만약 내가 광고를 달라고 하거나 그랬다면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명절 때 주요 인사에 문안 인사를 올리곤 하는데 그런 차원으로 보인다. 어려운 상황에 있다면 잘 극복하라는 취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과 조 상무는 언론노조가 지난 6월 발표한 ‘3차 언론 부역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관련기사 : 연합뉴스 상무가 삼성에 보낸 ‘충성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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