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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태고종 총무원장 인공 스님
"통일교 지원 있었기에 종교協 지속"
“문선명 총재는 하늘이 내린 분입니다.”

한국불교 태고종 총무원장인 인공(사진) 스님은 10일 경기도 가평 청심평화월드센터에 마련된 문선명 총재의 빈소를 찾아 참배한 뒤 문 총재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태고종은 한국 불교 4대 종단 중 하나다.

종교인으로서 다른 종교 지도자에 대한 평가가 조심스러울 만도 하건만 그의 말은 거침없었다. 먼저 문 총재 성화위원(장례위원)에 이름을 올리게 된 이유부터 물었다. 인공 스님은 81명인 성화위원 고문 중 한 명이다. 답은 간단했다. “훌륭한 분이 열반에 드셨기에 이름을 올렸다”고 했다.

그는 “불교는 2500년, 기독교는 2000년 역사라고 한다. 그동안 훌륭한 스님과 목자님이 많이 나왔다”며 “하지만 문 총재는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북한에서 옥고를 치르고도 92세 일생 동안 한 번도 당신이 하는 일을 쉬지도, 굴하지도 않았다”며 “백수를 누리시길 기원했는데 애통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문 총재와의 인연은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공 스님은 “문 총재께서 한국종교협의회 활동을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지원해줬다”고 회고했다. 한국종교협의회는 1965년 한국의 대표 종단들이 뜻을 모아 만든 협의기구다. 불교·천주교·개신교 등 6개 종단으로 시작했으나 1999년 천주교가 탈퇴했다. 이어 통일교·대종교·원불교 등이 추가돼 10개 단체가 활동 중이다.

통일교는 서울 중구에 있는 빌딩 1개 층을 종교협의회에 제공하며 활동을 뒷받침했다. 1988년 각 종단 관계자 3000여명이 미국을 방문할 때도 문 총재가 비용을 부담했다.

인공 스님은 “어느 종단도 나서지 않았지만 통일교가 있어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종교협의회가 만들어진 목적이 무엇이냐. 종교가 앞장서 사회통합을 도모하자는 것”이라며 “이제 문 총재 같은 분까지 세상을 떠나 걱정”이라고 말했다.

세간에 떠도는 문 총재에 대한 ‘말’ 들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인공 스님은 “문 총재는 일생을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몸을 바쳤고, 꽉 막힌 남북관계에도 물꼬를 트기 위해 애를 썼다”면서 “이를 무시하고 그분을 헐뜯어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 이어 “우리는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종교분쟁을 목격하고 있다. 이를 막고자 초종교 활동을 해왔다”며 “‘애민중생’의 마음으로 한 것이지, 통일교 믿으라고 해온 일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인공 스님은 최근 들어 김수환 추기경, 법정 스님 등 종교계의 큰 별이 세상을 등지는 것과 관련해 “이제 젊은 분들이 그 뜻을 이어받아야 한다”며 “네 종교, 내 종교 따질 것 없이 상대를 존중하고 종단 내에서든 종단 간이든 충돌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교에서 주장하는 종교화합은 구호뿐이 아니었다”며 “(하늘이) 이런 분을 또 언제 내릴지…”라며 애통해했다.

가평=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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