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수곡면 사전투표함 의문 투성이…비례대표 새누리 100% 몰표에 투표자들 '황당'

"나는 새누리당 찍지 않았는데, 새누리당 몰표가 나오다니. 그럼 내 표는 어디 갔는고?"

비례대표 투표지에서 100% 새누리당 몰표가 나와 의문이 일었던 진주 갑 선거구 수곡면 투표소에서 직접 투표했던 유권자들이 "나는 새누리당을 찍지 않았다"고 증언하고 나섰다.

지난 13일 총선 개표 현장에서 진주 갑 선거구 수곡면 관내사전투표함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 투표함을 열자 지역구 투표는 새누리당 박대출 후보 113표, 더불어민주당 정영훈 후보 42표, 무소속 이혁 후보 12표, 무효 3표로 나왔다. 이 지역구 투표지를 모두 합하면 170표다. 그런데 비례대표 투표지는 모두 177장이었고, 단 한 표도 어김없이 모두 새누리당을 선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총선 지역구 투표지 중 7장이 누락된 것도 의아했고, 지역구 투표와 달리 비례대표 투표지가 100% 새누리당에 기표된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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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 갑 수곡면 관내 사전투표함 개표상황표. 비례대표 177표 전원 새누리당에 투표한 것으로 돼 있다./심인경 씨 제공

이에 대해 개표 당시 진주시선거관리위원회는 "교차 투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과연 진주시 수곡면 사전투표자들은 모두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찍었을까? 이를 확인해보기 위해 경남도민일보는 수곡면에서 사전투표를 한 유권자를 찾아나섰다. 그 결과 최소 3명의 유권자가 개표 결과와 다른 투표를 했다고 증언했다.

수곡면에서 농민회 활동을 하고 있는 김동식(49) 씨는 "8일 오후 1~3시경 사전투표를 했다. 참관인들, 사무원들 다 저와 아는 사람들이라 확인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농민회원이니까 더민주당을 찍었다"고 했다.

수곡면 원외리에 있는 이윤호(53) 씨는 전화통화에서 "8일 오후 5시 30분 조금 넘어서 했고, 안철수당(국민의당)을 찍었다. 투표하러 갈 때 하우스에서 친구들에게 투표하러 간다고 하면서 갔다"고 전했다.

수곡면 효자리에 사는 더불어민주당원 정칠근(58) 씨도 "8일 아침 7~8시에 사전투표를 했으며, 친구와 같이 있다가 그 친구는 울산 사람이라서 투표 안 하고 나는 차로 5분 밖에 안 걸려서 투표하고 왔고, 당연히 우리 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찍었다. 그럼 내 표는 어디 갔는고?"라며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

현장에서 만난 정영웅(52) 씨는 "수곡면은 과거 농민회 활동이 활발할 때 민주노동당만 13% 나오던 곳이다. 또 젊은 사람이 제법 들어왔기 때문에 야당에 투표한 사람이 상당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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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시 수곡면사무소 본관 옆 별관 회의실에서 사전투표와 총선 당일 투표가 이뤄졌다. 약 30평 정도 되는 공간이다./임종금 기자

개표 당시 노동당 측 참관인이었고 이 문제를 최초 제기한 심인경(43) 씨는 "선관위가 자체조사를 하지 않는다면 지역사회단체와 함께 형사고발을 통해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주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모든 절차가 정상적으로 이뤄졌고, 물리적으로 투표함을 바꿔치기 하거나 비례대표 용지만 뽑아서 조작하는 건 불가능하다. 일부 증언과 개표 결과만을 가지고 조사하는 건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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