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달 폐업 위기

백승찬 기자

세월호 다큐 등으로 정권에 ‘미운털’…국내 유일의 독립 다큐 전문 배급사

‘다이빙 벨’ 등 배급 이후로 영진위 지원 일절 못 받고 내사·세무조사설 나돌아

시네마달 폐업 위기

국내 유일의 독립 다큐멘터리 전문 배급사 시네마달이 폐업 위기를 맞고 있다. <다이빙 벨> <업사이드 다운> <나쁜 나라> 등 세월호 관련 다큐멘터리를 배급해온 시네마달은 최근 영화진흥위원회의 ‘다양성영화 개봉지원’을 일절 받지 못했다.

현재 시네마달은 경영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다. 준비하던 작품 모두 개봉을 미뤘다. 이 같은 사실은 홍형숙, 이송희일 등 독립 영화 감독들의 소셜 미디어, 언론 기고 등을 통해 알려졌다.

시네마달은 국내 유일의 독립 다큐멘터리 배급사를 표방하며 2008년 문을 열었다. 지금까지 200여편의 다큐멘터리 상영에 관여했고, 이 중 극장에 정식 개봉한 것만 해도 60편이 넘는다. 용산 참사를 다룬 <두 개의 문>, 삼성 반도체 공장 노동자 이야기 <탐욕의 제국>,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을 다룬 <잡식 동물의 딜레마>를 선보였다. <다이빙 벨> <업사이드 다운> <나쁜 나라> 등 세월호 다큐멘터리도 시네마달의 개봉작이다. 가장 최근작은 도올 김용옥의 고구려·발해 탐방을 담은 <나의 살던 고향은>이다.

시네마달의 배급작품은 상업성이 높지 않아 관객이 많지 않았다. <두 개의 문>이 7만여명, <다이빙벨>이 5만여명의 관객을 모은 것이 성과다. 그래도 시네마달은 영화진흥위원회의 ‘다양성영화 개봉지원’ 등 공공기금의 도움으로 한국의 우수 다큐멘터리들이 관객과 만나는 가교 역할을 했다. 시네마달의 작품은 매년 2~3편씩 영진위의 지원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해엔 개봉지원에 응모한 작품들이 모두 떨어졌다. 공교롭게도 <다이빙벨> 등 세월호 관련 다큐들을 배급한 이후다. 낌새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눈치챈 시네마달은 ‘시네마달’ 이름이 아닌, 감독 이름으로 지원에 응하기도 했으나 이마저도 모두 떨어졌다.

시네마달이 정권 차원에서 밉보였다는 정황은 언론에 공개된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에도 드러났다. 비망록에는 “長(장·김기춘 비서실장 지칭), 시네마달 內査(내사)-다이빙벨 관련”이라고 적혀 있었다. 김일권 대표를 포함해 직원 5명이 전부인 작은 회사 시네마달에 대해 국정원과 검찰, 경찰이 통신자료를 조회했다. 김일권 대표는 “2014년 이후 세월호 관련 영화들을 잇달아 배급하면서 영진위 지원이 끊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시네마달의 사정이 알려지자 독립영화에 애정 있는 관객을 중심으로 온라인상의 후원금 모금 움직임이 일고 있다. 최근엔 어느 영화감독이 시네마달 사무실에 들러 돈봉투를 두고 가기도 했다. 김일권 대표는 “독립영화계가 전반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민망하고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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